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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Remember, NOVEMBER 0  
name 지니랑 혀니
   
  23살 철없는 남자가 22살대학생 순진한아가씨 손에 이끌려
서울에서 기차를 잡아타고 정동진 새벽바람을 맞으러 갑니다.
동이트기 바쁘게 버스첫차에 몸을 실어 덜컹거리며 가는길엔
사랑하는이에게 보여줄 그 곳 생각에 조급해 보이기까지합니다.

처음 도착한 그 곳의 모습은 마치 약속된 우리의 별장같이 느껴졌습니다.
바다는 한없이 넓게 보였고 우리를 맞아주는 모든 분들은 방문한 우리들을특별하게 만들어주시는데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우린 외출하기보단 데크에 앉아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고 차를 마시고 계절을만나고 노벰버를 지켜주시는 분들과 수다를 떨고 봄이랑은 알아듣지도 못 할 이야기를 나누고 털묻은 쿠키를 실장님 모르게 나누어 먹고 방에 올라가선 창을 열어 바다가보이는 욕조에거품을 잔뜩 풀어 우리의 이야기를 머리보단 가슴에 적어 냈던기억이납니다.

시간이 참 많이 흘렀네요 십년이 넘는시간
저는34살 사고뭉치아저씨 33살 목소리커진 아줌마, 6살 개구쟁이 아들 봄이가 겨울이로, 강실장님 머리색깔도, 노벰버 데크도 색깔이 바뀌고, 입구도 바뀌고 종탑이 서고 베이커리까지는 보았는데 이젠 대나무 숲사이로 인디언천막도 생겼다니
그동안 노벰버를 지나가며 우리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싸우기도 했죠 나이들어 취직도하고 저는 다시 군대로 결국 결혼도 하고 아들 손잡고 노벰버를 찾아가기도 하네요
와이프에게 전활걸어 올해는 노벰버 꼭 가자고 졸라봅니다.
우리만 알고싶던 우리의 주문진별장, 살다보니 바쁜 와중에도 문득 문득 생각이 들고 너무 가고 싶어요
강실장님 노벰버 잘 지키고 계신거죠?
전화한번 주세요 보고싶어요







.
한날은 지배인님이 그러시더라구요.

"혀니님... 못뵌지 얼마나 됐죠?"

"몰라...한 삼년도 넘은것 같어...."


노벰버에는 작은 원칙이 하나 있는데요...
저희가 개인적으로 먼저 연락을 드리지는 않는다...입니다.
아무리 궁금해도...아무리 그리워도.

보고싶은 사람을 만나는 일이지만
그사람을 만나는 곳은 노벰버여야 가능한 일이기에
우리들의 마음이 제아무리 순수한 그리움이어도
장사치의 의중으로 받아들여질수 있기때문에 만들어진 원칙입니다.
더우기 우리처럼 십년도 넘게 알아오던 분들에게는 더더욱.

그래서 할수 있는 일이라곤
말없이 기다리는것.

바쁜일이 마쳐지면 언젠가는
속상한 일이 끝나면 언젠가는
몇해가 지났어도 문득 그리워지면 언젠가는
그렇게 언젠가는 꼭 다시 연락을 주리라는것.
그 믿음은 확실했으니까.


이렇게 다시 연락이 닿았고
두분과 우리 장난꾸러기도 아무런 사고 없이 잘 지내고 있었음을 알았으니
기다림이 헛되지 않았습니다.


한가지 확실하지 않은게 있다면
청승 충만 뽕짝 감성을 지닌 흰머리 강실장이
다시 이 가족을 만나는 날에

태연하게 웃고만 있을까...


울.지.도.몰.라.그.러.니.까.책.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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